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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

 

어떤 간절한 마음을 함께 둬야 겠다고 생각했다. 살면서 이룩하고 싶었던 일들을 함께 묻어두는 일이 어쩐지 당연해 보였다. 나는 어떤 염원을 살아내고 있을까.

 

나는 삶과 가까운 곳에서 예술의 기능과 효과에 관한 실험을 한다. 그리고 그 실험의 과정에 있는 나를 다방면으로 관찰하고 탐구한다. 그 과정은 나의 온존재를 직면하는 일이고, 늘 유쾌하지도 명쾌하지도 않은데, 어쩐지 함께 사는 일에 관해 알려주는 신묘한 일이다. 나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못난곳 마저 인정하고 나면 더 많은 사람이 품 안에 안아진다. 그렇게 열렬히 사랑하는 이의 허물도 안아보고, 미워 죽겠는 이의 빛나는 구석을 닦아주고 나면 아름다운 세상에 관한 상상이 구체적인 장면으로 그려진다.

 

나는 나의 작품들을 통해 이 지난한 과정이 당신에게 가 닿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의 이 만남이 당신에게 < 당신의 삶은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의미가 있는 아름다운 여정 >이라고 < 당신은 아주 잘 걸어가고 있다 >는 이야기로 들리길 희망한다. 내가 나의 작업들도 당신에게 이런 이야기를 건네면 당신은 나의 이야기를 듣고 < 우리의 만남이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고 말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이런 우리의 만남에게 < 아주 소소하고 조용한 혁명의 시작 >이라는 이름을 주고, 우리의 만남으로 세상이 더 아름다워졌다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다.

 

이런 나의 염원은 사사롭고 소소한 예술 체험을 타고 산과 강, 바다를 건너 더 많은 마음과 만나고 싶다. 더욱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지는 혁명의 현장을 만들고 싶다. 그 간절한 염원을 담아 이곳에 소소한 돌탑을 정성껏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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